딸아이와의 데이트로 Canada 에 다녀온 영향일까요?
캐나다를 많이 머리에 담다보니 문득 다시 그리워하게 된 녀석, 블랙베리가 생각이 났습니다. 아시다시피 블랙베리의 제조사 RIM 이 캐나다 회사이죠.
캐나다의 아이스 와인 산지인 나이아가라 온더 레이크에서 본 와인용 포도들을 연상하게 하는 저 블랙베리 로고를 보니 그 전에는 서로 연상이 되지 않았던 블랙베리와 캐나다가 서로 많이 닮아있다는 느낌이 드네요 ^^
2012/10/24 - [캐나다 토론토 여행] 나이아가라 온더 레이크와 와이너리 체험 (Inniskillin 아이스와인)
로고뿐만 아니라 저 로고를 표현하는 것이 블랙베리 특유의 쿼티 자판인만큼 자판 버튼들을 보면 그런 포도열매같은 느낌이 몽글몽글 들죠. 그 쿼티 자판의 독특함과 함께 블랙베리는 고급스러운 느낌의 소재와 패턴을 아주 잘 활용하는 덕에 그 디자인만으로 선택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블랙수트와 아주 잘 어울리면서 비즈니스맨들에게 호평을 받는 부분도 있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고 회사 메일이나 자주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서비스 등에 보안과 함께 빠른 대응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실제 큰 장점으로 다가오면서 기업시장에서 맹위를 떨쳤었죠. 하지만 최근 몇년동안 iOS 나 안드로이드 등 다른 운영체제를 가진 스마트폰들이 세력을 키우면서 예전과 같은 지위는 크게 위협을 받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암튼 오늘은 그런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구요, 이 블랙베리를 다시 가지고 다니게 된 건 비단 캐나다에 대한 그리움만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단순히 이뻐서 그런건 더더욱 아니죠. 예쁘기만 하고 사용하는데 있어 별다른 가치를 주지 않는다면 그저 장식품에 지나지 않을테니까요
블랙베리에 대한 남다른 의미로 다시 주목하고 있는 것은 바로 그 '사이즈'입니다.
불과 몇년 사이에 스마트폰들 사이에서는 화면 크기를 두고 경쟁이라도 벌이는 듯한 모양새를 보여왔죠. 그 결과 대부분의 스마트폰들은 4~5인치급이 기본이 되어버렸고, 그 결과 휴대폰 하나를 한손으로는 조작 못하는 지경이 되버렸습니다. 물론 대화면으로 인한 장점은 분명 많습니다만 사용자들 중에는 그걸 원치 않는 사용자도 있고 또 사용중에 접하는 여러가지 케이스에 있어 실제로 불편을 겪는 씬이 많죠
저만 해도 당장 만원 지하철에서 카톡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어야할 때 한손만으로는 조작을 못하는 요즘 폰들에 불편한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손으로 폰을 쥔 채 엄지손가락으로는 도저히 사용하기 힘든 폰들이 요즘 폰들이죠. 과거 십년이 넘도록 한손으로 아주 여유있게 사용해 오던 기기가 휴대폰인데 불과 최근에 와서 그런 습관을 고치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요즘 다시 사용해보는 블랙베리의 의미는 남다르게 다가오더군요.
한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 블랙베리
한손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다른 폰에 비해 작다는 것이죠. 당연히 그만큼의 단점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하드 쿼티 키보드로 인해 탁월한 입력의 편의성을 지녔지만 그만큼 화면이 작아진 것이죠. 페이스북을 보거나 웹사이트를 보는 등 작업에 있어 화면이 다른 폰의 반 정도밖에 안된다는 건 분명 단점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열위 부분을 그렇다고 단념해버리느냐, 아니면 그걸 극복할 수 있는 다른 장치가 있어서 한손으로 쓸수 있다는 장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느냐의 문제이죠
그런 부분에 있어 블랙베리의 볼드 9900 모델은 꽤 잘 절충된 모델입니다.
상대적으로 작은 화면을 가진 블랙베리가 대화면을 가진 경쟁 스마트폰들에 비해 불편할 수 있는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장치로 블랙베리 볼드 9900이 가진 자산은 이런 것들이죠
- 멀티 터치, 핀치 투 줌을 모두 지원하는 터치 LCD
- 상당히 쾌적한 스크롤링을 가능하게 하는 트랙패드
- 단축키 배치가 가능한 쿼티 자판
이런 것들로 인해 한 화면에 보이는 정보의 양은 작지만 빠른 내비게이션과 스크롤로 인해 그것을 보완하고, 어플리케이션의 빠른 실행 등도 단축키를 통해 다른 터치형 대화면 스마트폰이 보여주지 못하는 속도를 구현하기도 하죠
그런 것으로 인해 사용하다보면 볼드 9900같은 경우 작은 화면 때문에 불편하다는 느낌은 제법 상쇄됩니다. 큰 화면이 어쩔 수 없이 필요한 게임같은 것을 못하는 점을 뺀다면 말이죠. 그러면서 '한손에 쏙 들어오는 핸디한 사이즈'라는 장점이 비로소 의미있는 특장점으로 다가옵니다.
다른 스마트폰들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디자인 아이덴티티는 최근에 오히려 더 부각되는 효과를 가져오죠
누구나 들고다니는 커다란 직사각형을 도저히 내 개성을 감안했을때 용납을 못하겠다 하는 스타일 지향형 분들에게도 여전히 어필하는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지녔으니까요
볼드 9900 같은 경우에는 블랙베리가 경쟁하는데 필요한 부분에 있어 균형을 잘 잡은 모델이라 평가하고 싶습니다.
기존에 사용했던 모델들의 경우 그 균형이라는 부분에서 좀 아쉽기는 했었죠
예전에 (제 블로그에도 썼지만) 사용했던 블랙베리는 볼드 9700과 9800 토치 모델이었어요
볼드 9700 같은 경우엔... 정말 디자인에 있어서는 최고 점수를 주고 싶은 녀석이었죠
특히 뒷면의 저 가죽느낌 처리는 지금의 9900에도 좀 채용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손끝에 전해지는 느낌은 정말 최고였습니다. 9900보다 더 핸디한 사이즈로 쏙 잡히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은 작은 세단이지만 럭셔리한 느낌을 전해주는 독일 차들을 연상하게 하곤 했죠
하지만 아쉬웠던 것은 터치 LCD가 아니어서 블랙베리가 가진 상대적인 열위를 극복하게 만드는 경험을 전해주기엔 좀 부족했다는 점이었죠
그리고 토치 9800
이녀석은 블랙베리로서도 상당한 변화를 상징했던 이슈 모델이었습니다. 터치 인터페이스를 적용하면서 쿼티 키보드를 슬라이드 안으로 집어 넣은 모델이었죠. 블랙베리로서는 훨씬 커진 LCD에 터치도 되는 모델이라 얼핏 보면 이게 블랙베리야? 하는 느낌이었죠.
그만큼 나름 장점과 함께 다른 스마트폰들과의 간극을 좀 줄이는 듯한 느낌도 있었지만 반대로 블랙베리만의 아이덴티티와 장점도 좀 잃게 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좀 벌키해지면서 블랙베리다운 컴팩트한 고급스러움이 약해졌고 슬라이드형이다보니 똑 떨어지는 그런 단단한 블랙베리만의 느낌 또한 좀 사라졌었죠
그런 면에서 보면 몇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블랙베리가 찾아야 할 균형을 보여준 모델이 이 볼드 9900이 아닐까 합니다.
또다른 경쟁을 위해 RIM사는 새로운 형태의 운영체제와 풀터치 경험에 맞는 하드웨어를 준비하고 있지만 바라건데 이 9900과 같은 단말이 가진 균형이 유지되는, 블랙베리만의 라인업은 계속 유지되었으면 하네요. 이런 가치를 가진 스마트폰이 행여나 다 사라져버리고 더이상 한손으로 근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없다면 많이 아쉬울 것 같습니다.
스키니 진을 입더라도 바지 주머니에 쉽게 넣을 수 있고 아주 추운 겨울이 와도 가볍게 한손만 꺼내 모든 조작을 할 수 있는 이 녀석만의 개성... 요즘 다시 사용해보면서 그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태블릿과 같은 세컨 디바이스의 대중화도 아주 중요하게 바라봐야 하는 환경변화이죠. 아이패드 미니나 넥서스7 같은 미드 사이즈의 태블릿으로 대화면의 욕구를 충분히 충족한다면 주머니에 늘 가지고 다닐 휴대폰에 대해서는 좀 다른 생각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다음번에는 블랙베리를 한동안 멀리 하느라 모르고 지나쳤던 한국형 앱들에 대해 잠시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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