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제주도에서 비가 오면 꼭 가봐야 하는 곳들
    Travel/Korea 2015. 7. 25. 14:43

    제주도 여행을 하다 보면 비 혹은 심지어 폭풍우를 맞는 경우가 흔합니다. 워낙 비가 많은 제주도니까요.

    제주도 여행을 계획했다가 일기예보에 우천 소식을 접하면 참 낙담할 수 있는데요. 자, 제주도를 갔는데 비가 온다. 어떡하지?


    너무 실망하지 마세요. 제주도에서 비를 만난다면 그야말로 남다른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찬스입니다. 

    제주도에서 비를 즐기는 특별한 방법. 지난 제주도 투어시 폭풍우를 만났었는데요. 그 기간중 경험했던 몇가지는 아직까지도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서 공유해봅니다.


     


    제주 흰고래 게스트하우스의 비오는 풍경


    제주도에서 비를 만난다면 이건 꼭 해보세요!

    물론 각자 예정된 코스나 취향이 있을테니 다를 수 있지만 만약 그런 스케줄들을 조정할 수 있다면 이런 것 중 하나씩이라도 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해안가 포장마차를 찾아라! 비오는 분위기가 아주 끝장이다


    비온다고 실내에서만, 차 안에서만 있지 마세요. 과감히 나와야 특별한 제주도를 즐길 수 있습니다.

    최고 중 하나는 바로 빗속에서 즐기는 해안 포장마차(?)입니다.





    잘 알려진 해변에는 이런 곳이 없어요. 제주도 가서 해수욕장만 다니지 마시고 게스트하우스 같은 곳에 물어보면 이런 명소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저도 흰고래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으면서 그곳 여행객들과 가게 된 근처 해안인데요. 바위들과 함께 동남아 향기 물씬 나는 아열대 나무들이 들어선 이곳 한적한 해안에 허름한 포장마차(?)가 있더군요




    지도로 표기한다면 대략 이 근처입니다. 서귀포에서 살짝 동쪽, 멀리 범섬이 보이는 해안인데요

    그곳에 한 할머님께서 운영하시는 이런 데가 있더군요.


    아래 사진의 왼쪽이 바로 바다입니다. 바위들이 있는 곳이라 바로 파도 앞에서 한 잔 걸칠 수 있는 곳이지요.






    가격은 위와 같습니다.

    해삼 소라 멍게 한접시... 해물라면, 그리고 바다와 함께면 제주도가 내 것이 됩니다.





    직접 할머니께서 그 자리에서 슥슥~


    해산물의 신선도는 뭐 말할 것이 없지요





    빗소리를 먹은 파도 소리와 함께 한 접시.

    막걸리 한 사발은 이 곳을 찾아오기까지의 작은 수고를 날려버립니다.





    악천후 속에 저 멀리 보이는 곳이 범섬입니다.

    고래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지요


    철썩철썩 높은 파도소리를 듣고 있으니 폭풍우 가운데 있는지도 모르겠더군요




    소라와 홍합이 듬뿍 들어간 해물라면은 정말 천상의 맛입니다.

    5천원이 아깝지 않아요 ^^





    비가 오지 않았다면 이 정도의 정취까진 느끼지 못했을 겁니다.

    꼭 한번 들러보세요. 비오는 날의 해안 포장마차입니다.



    폭우때만 볼 수 있는 이곳, 엉또폭포


    제주도 여행정보를 아주 꼼꼼히 찾아보신 분만 아는 이곳, 엉또폭포입니다.

    폭포라고 해서 항상 폭포가 아니고, 1년에 정말 며칠만 볼 수 있는 폭포입니다.





    서귀포 근처에 있는 이곳 엉또폭포. 보통 제주도 여행을 하더라도 이 엉또폭포의 모습은 볼 수 없는데요.

    제가 여행했을 때처럼 폭우가 내리지 않으면 물이 없어서 폭포가 생기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이런 장관을 볼 수 있는 날은 손에 꼽지요. 그냥 일반적인 비가 내려서도 안됩니다. 폭우여야 하지요 ^^





    제주도에서 폭우를 만났다, 그렇다면 다음날 엉또폭포 방문을 계획해보세요

    경치도 제법 좋아서 가볼만 합니다.


    남들은 와도 못보는 곳이니까요




    게하의 청일점


    딱 하루 인연을 맺은 분들이지만 이런 특별한 경험 덕분에 특별히 기억되는 분들이었네요



    성산일출봉, 새벽 말고 비가 오는 저녁에 올라가보라!


    제주도 여행을 한다면 누구나 가보는 성산일출봉

    언제 봐도 참 멋진 곳인데요


    일출봉이라고 해서 항상 아침에 갈 생각들을 합니다만, 저에겐 저녁이 훨씬 멋졌습니다.





    가랑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저녁에 한번 올라가보세요.

    우비나 바람막이를 가볍게 걸치고 올라 내려보는 풍광이 그야말로 일품입니다.


    성산일출봉 등산로를 따라 켜있는 조명과 성산 지역 초저녁 조명들이 함께 어우러져서는 푸르스름한 하늘에 비치는 모습이 성산일출봉의 또다른 매력을 선물하지요.

     




    비가 적당히 오면 오히려 조명들이 또렷해지고 색과 컨트라스트가 보기 좋게 살아납니다.

    비가 많이 오지 않는다면 저녁에 한번 성산일출봉에 올라보세요. 연인끼리 분위기도 그만입니다.


    대신 살짝 따뜻한 옷 챙기시구요



    비내리는 새벽의 비자림, 천상의 고요함을 선물한다


    전날 밤부터 다음날까지 이어지는 우천 일기예보에 실망중이신가요?

    비가 오니 어디 구경할 곳은 다 접은 채 재미없는 **랜드나 실내 시설들만 보시려구요?


    노노~~





    오히려 새벽 일찍 일어나세요. 그런 다음 이 곳 비자림으로 향합니다.

    천년의 비자나무들을 만날 수 있는 이곳. 피톤치드가 풍부하게 쏟아지는 새벽의 비자림은 비가 좀 내릴 때 어디서도 접하기 힘든 분위기를 느끼게 해 줍니다.


    아침 일찍 도착하게 되면 입장료 받는 사람도 없고 정말 조용합니다. 그냥 들어갈 수 있어요





    휴대폰,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를 정도로 세상이 멈춘 듯 합니다.

    들리는 건 새소리와,

    비자림 길바닥을 이루고 있는 송이 밟는 소리뿐...


    현대를 사는 사람들이 어디서도 느끼기 힘든 고요함을 느끼게 해주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좋더라구요





    숲이 울창하다보니 비가 오더라도 비를 많이 맞지 않습니다.

    우산은 던져버린채 얇은 후드점퍼를 입고 빗속의 비자림을 거닐어보세요.


    사람 거의 없는 새벽에 말입니다.

    새벽에 가니 딱따구리도 만날 수 있었네요



    우도 가는 페리, 갑판에서 비를 맞아보라!


    비오는 제주도를 즐기는 기본 자세, 비를 피하려고 하지 마세요.

    비때문에 이런 저런 것들을 포기하는 순간 여행이 재미없어집니다.





    우도 가는 페리 위에서도 비온다고 객실 안에서 휴대폰만 보지 마시고

    우비만 걸친 채 갑판 위로 나오세요


    하얗게 터지는 물보라와 함께 얼굴을 때리는 폭우에 스트레스가 다 씻깁니다.





    어차피 젖게 되는 빗속 여행. 흠뻑 젖고 나서 즐기는 뜨거운 샤워만큼 최고 반전도 없죠.


    우도에 도착해서 자전거로 도는 데도 비가 계속 오더라구요. 그 때 쯤은 완전히 비를 즐기는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폭우가 내리면 살짝 바다가 무서워질때도 있는데요. 파도가 없는 연안 바다를 만나면 안전하니 과감히 내려가보세요

     




    검은 제주도 바위와 함께 한 어두운 바다에 처음엔 몸을 움츠리기도 하지만 과감하게 몸을 담그세요.





    그래야 제주도다운 제주도를 즐겼다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참고로 아쿠아 슈즈 강추입니다. 비가 오든 안오든 제주도 트래킹하기 좋아요. 바다 속으로도 언제든 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게스트하우스에서의 고즈넉한 오후, 책과 함께 합니다


    아예 제대로 쉼표(,)를 즐기는 것도 좋지요.

    저렇게 빗속을 뚫고 과감한 오전 오후를 보냈다면 나머지 일정은 과감히 다 취소해보세요.


    게스트하우스에서 뜨거운 샤워를 하고는 게스트하우스 로비(?)에서 편안한 시간을 갖습니다.

     



    흰고래 게스트하우스의 로비(?)


    늘어지는 클래식과 함께 책한권...

    대부분 게하에서 커피나 차들을 그냥 마실 수 있어서 기나긴 쉼표를 꽤나 근사하게 보낼 수 있습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친구들과 수다를 떨어도 좋고

    게스트하우스 서재에 사진집이 있다면 사진과 곁들인 스토리들을 읽기에도 참 좋은 시간입니다.


    정신없이 달려온 일상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나만의 시간, 언제 또 가져보겠습니까







    친절한 스텝을 만나면 이렇게 라면도 얻어먹을 수 있지요 ^^


    게스트하우스에서 비내리는 창밖을 보며 먹는 라면 역시 최고입니다. 





    제주도의 비, 피하지 말고 맞서세요.  그리고는 느끼세요.

    비오는 제주는 제주도만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절호의 찬스입니다.


    글을 쓰다보니 제주도의 폭우가 너무 그리워지네요.

    올해도 제주도 일주 한번 하러 가야겠습니다 ^^



    반응형
Copyright by bru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