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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도 자전거 일주 코스] 3일째 스케치
    Travel/Korea 2014. 6. 10. 13:37

    제주도 자전거 여행 3일째입니다.

    이번엔 사진이 꽤 많습니다. 여행 일정의 딱 중간... 그만큼 많은 부분을 소화한, 정말 긴~ 하루였네요 ^^

     

    전날 저녁 제주도 흑돼지 구이에 이어, 맥주와 나초로 12시까지 게스트하우스분들과 이야기를 나눴어요

    쏟아지는 졸음을 무릅쓰고... ㅎ

     

    그래서인지 이튿날은 정말 잘 잤습니다. 

     

     

    일찍 깼지만 벌떡 !!

     

    게스트하우스 치고는 정말 쾌적한 곳이라 개운하게 잘 잤네요

    그러면서도 밤새 걱정했던 이곳 제주도의 날씨...

     

    아침은 일단 짙은 안개로 시작하는군요

     

     

    시야가 한 100~200미터 정도밖에 되지 않는 짙은 안개...

    그리고 비도 멈추진 않았습니다 ㅠㅠ

     

    혹시나 일기예보가 틀리진 않을까 기대했습니다만 호우경보가 주의보로 바뀌었을 뿐 여전히 재난경보 메시지는 오는군요

     

    저와 같은 방을 쓰던 남자분 2분은 아침 일찍 서둘러 나가시고... 여자분들은 취침중...

     

    덕분에 혼자만의 조용한 아침을 흰고래에서 맞았습니다.

     

     

     

     

     

     

    아침과 어울리는 미지근~한 음악

    비...

    그리고 완전히 고립된 듯한 이쁜 게스트하우스...

     

    망중한을 즐기기에 이보다 좋을 순 없네요

     

     

     

    이제 뭐 이정도 되니, 이런 날씨에 자전거 라이딩을 어찌 하나 ~ 하는 걱정도 안듭니다.

    그냥 이 순간을 즐기게 되네요 ㅎ

     

     

     

    그래, 오늘만큼은 나만, 나를 위해서만 생각하자

     

    배가 살짝 고파왔지만 조식을 서두르진 않습니다.

    조식으로 인해 이런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았거든요

     

     

     

    흰고래 게스트하우스에 있는 '윤미네 집'이라는 사진집을 꺼내 들었는데

    분위기가 그래서인지 눈물날뻔 했네요 사진집 보다가...

     

    최근 몇년간 프레임에 가족들의 꾸밈없는 모습을 담았던 것이 몇번이나 되나 반성을 하면서, 생각에 잠겼습니다.

    이런 순간이 아니었다면 가지지 못했을 감정들...

     

    그런 감상을 깨고 이제 여자분들이 일어납니다.

     

    신기한게 여자분들은 아침에 보면 또 잘 못알아보겠어요 ㅎㅎ 다시 어색함으로 시작했다는 ㅋ

     

     

     

    직접 만들어먹는 게스트하우스에서의 조식

    계란 2개를 가지고 긴급 스크램블을 했습니다.

     

    라이딩을 하려면 든든히 먹어야 하니 사진찍기 좋게만 저렇게 준비했고 실은 빵을 무지 더먹었다는 ㅎㅎ

     

     

    어제 여기 계신 분들과 이야기하다가 '엉또폭포'라는 곳을 처음 듣게 되었어요

    별로 검색도 안하고 왔던 여행이라 몰랐던 곳인데, 이렇게 비가 많이 올 때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폭포라고 하는군요

     

    엉또폭포...

    제주도 말 들 참 이쁩니다.

     

    어제 못뵈었던 이곳 흰고래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을 드디어 아침에 뵙고...

    그 옆에서 또 '아버님'이라는 표현으로 날 소개하는 혜미 스텝... 용서하지 않겠어..

     

     

     

    삘 받은 사장님 모닝 투어를 선언합니다.

    엉또 폭포 다 같이 보러가자고 해서 게스트하우스에 계신 분들 모두 다 GoGo~

     

    다행히 렌트하신 분들이 두 분 계셔서 두 차로 이동했습니다.

    흰고래 게하와 별로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금새 갈 수 있었는데요. 사실 이번 자전거 투어에서 폭포를 굳이 볼 생각은 없었는데 1년에 몇번 못보는 폭포라고 하니 이건 상당히 비싼 아이템 느낌!!

     

    엉또폭포 분위기 아주 좋던데요

    중국인들도 아직 없는거 같고 ㅎㅎ 

     

    워낙 폭우가 왔었으니 이곳을 올 생각 별로 못했을수도 있는데요. 70mm 이상 호우가 와야 폭포가 생긴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더라구요. 보통때는 아예 폭포가 없다는데 말입니다.

     

     

     

    이번 여행에서 몇장 안되는 개인 사진을 이곳에서 ㅎㅎ

     

    혹시나 제주도에서 많은 비를 만나신다면 기억하세요. 

    '앗 다음날 우리 엉또폭포 가자'

     

    세계에서 물 없기로 유명한 4대 폭포랍니다 ㅋ

     

    흰고래 사장님의 모닝투어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어요. 꼭 들러야 하는 포장마차가 있다고 안내하십니다

    바로 게스트하우스 앞쪽 바다에 있는 소박한 포장마차였는데요

     

     

     

    여기가 정말 대박입니다

     

    차가 가는 길 맞나 싶은 그런 물길을 지나 (렌트카니까 그냥 지릅니다 ㅎㅎ) 도착한 이곳. 바로 바다를 앞에 둔 포장마차에서 할머니 한분이 운영하고 계셨는데요. 분위기 정말 끝장이네요

     

    비는 살짝 계속 내렸지만 철썩철썩 파도를 바로 앞에 두고 먹는 

    이 제주 막걸리와 참소라, 멍게 접시...

     

     

    아... 이 투어 안따라왔으면 어쩔 뻔 했어..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맛과 분위기

     

    입안에서 씹히는 참소라의 질감 대박입니다.

     

     

     

     

     

     

    고래모양의 섬이라고 해서 범섬이 저 건너 보이는,

    이런 곳에서 이 한접시... 거부하실 수 있겠습니까 ㅎㅎ

     

    아침부터 먹는 막걸리지만 함께 한 모든 분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폭풍흡입했네요

     

    사장님은 이렇게 안내해주시더니 가시고...

    그러고보니 남자는 또 저 혼자... 어딜가나 이놈의 인기는...

     

    저걸로 끝이 아닙니다.

     

     

     

    뒤이어 할머니가 내오신 이 해물라면 !!

     

    아... 어제도 라면 먹었는데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오늘 집에 가서 또 라면 먹어야 할까봐요 ㅎㅎ

    잊을 수가 없는 맛이었습니다.

     

    아까 게스트하우스 사장님도 한마디 하시더라구요

    "이런 곳을 놔두고 맨날 와서 무슨 박물관같은 쓸데 없는 데만 가고 난리야..."

     

    제 생각도 그래요^^  제주도 와서 뻔한 박물관이니 무슨 랜드니 이런데 가지 마세요. 이런 비경들과 값진 숨은 곳들이 제주도엔 너무 많습니다.

    과감히 숙소 사장님께 물어보시고 이런 곳을 와보세요

     

    여기 포장마차는 사실 뭐 상호가 있는 것도 아니라 소개도 어렵지만

    대충 '흰고래 앞 포장마차' 정도로 검색하면 나올겁니다 ㅎㅎ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 주변에서 사람을 잠깐 만난 뒤

     

    어제 못본 외돌개로 향합니다

     

    날씨는 비가 왔다가 멈췄다가 하는데 그래도 어제 정도는 아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외돌개도 추천할만한 관광지 중 하나.

    비록 대장금때문에 더 유명해져서는 중국인들로 바글바글하지만 외돌개 일대 올레길을 걷는 건 참 좋습니다.

     

    올레길을 따라 걷다보면 중간에 바닷가로 내려가는 돌계단 같은 길도 있는데요 한번 내려가 봅니다.

     

     

     

    날씨 때문에 여전히 파도가 좀 거칠어서 무섭기도 했지만 이렇게 가까이에서 파도를 또 만져보고 가야지요 ㅎ

     

    실제로 중간에 갑자기 파도가 훅 들어와서 옷이 다 젖어버렸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휩쓸려가는 줄 알고 ㅎㅎ

     

    이렇게 가까이 가면 바위에 붙어있는 보말들과 몇몇 생물들을 직접 볼 수 있죠

     

     

    그리고는 쇠소깍까지 갑니다.

     

     

    이름이 그래서 '소'랑 관련이 있나? 했는데 그건 아니고

    쇠소깍의 유래는 예전 마을 이름에서 나온 '쇠'와 연못을 뜻하는 '소' 그리고 그 끝인 '깍' 이 만나 만든 말로서,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이 여기 쇠소깍입니다.

     

     

     

    이런 독특한 비경으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곳이구요

     

    이날 날씨때문에 뗏목이나 투명카약 등은 운행을 하지 못했지만 그런 걸 굳이 타지 않아도 충분히 입이 벌어질 듯한 비경이더군요

     

    역시나 여기서도 아래까지 내려가 발을 담굽니다 ㅎ

     

     

     

    오랜만에 민물에 담궈보는...

     

    이렇게 전천후로 활용하려고 아예 아쿠아 슈즈 겸 트랙슈즈를 가져왔어요. 이걸로 자전거 라이딩도 하고, 이렇게 바다든 강이든 어디나 들어갈 수 있고...

    또 양말도 안신어도 되니 여행도 편해지구요

     

    자전거 투어시 이런 전천후 신발이 괜찮은 것 같습니다

     

     

    여전히 바람은 쎄서 해안도로 라이딩시 좀 흔들리긴 하지만 어제와 같은 폭우가 아니라서 한결 낫네요

     

    그 다음 코스는 김영갑 갤러리입니다.

    이곳도 계획에는 없던 곳인데 첫날 쫄깃센터에서 다른 여자분이 좋다면서 가보라고 해서 ^^

     

     

     

    고 김영갑 선생님의 삶과 작품을 얘기하지 않더라도 이 김영갑 갤러리를 둘러싼 정원의 분위기가 참 좋습니다.

    특히 제가 갔을 때 산수국들이 만발해있었는데요 조금씩 다른 컬러를 가진 산수국들 너무 이쁘잖아요

     

    따뜻한 차 한잔이라도 가져왔다면 좀 더 힐링을 즐길 수 있었을텐데 그런 시설이 없는게 좀 아쉽더군요

     

    작은 조형물들과 함께 하고 있는 이곳 김영갑 갤러리 주변 가든... 좋습니다.

     

     

     

    사진 작품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갤러리도 한번 들어가보시구요

     

    어느새 많은 일정을 소화하다보니 시간이 꽤 되었어요.

    날씨도 워낙 안좋다보니 보통 때 시간보다 더 빨리 어두워지고 있는 느낌...

     

    아직 숙소까지는 제법 남았는데 마음이 급합니다

     

     

     

    부지런히 달렸더니 전방에 보이는 성산일출봉

     

    처음에는 성산일출봉 눈치도 잘 못챘던 것이 저렇게 안개에 반이 가려져 있었거든요. 그나마도 가까이 가야 저렇게 보이는...

     

    마치 현세 사람들은 들어갈 수 없는 내세의 섬과 같은 느낌을 주더라구요

     

     

     

     

     

     

    다음 게스트하우스를 가는 길이 바빴지만 자전거에서 내리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광치기 해변쪽에서 바라 본 안개 낀 성산일출봉이네요

     

    뭐 이런 상태라면 내일 일출 보는 것은 포기해야 할듯 ㅎㅎ

     

    다 온거 같은데 은근 길었던 길을 달리고, (비때문에 그때그때 지도를 확인 못하니 좀더 시간이 걸렸네요)

    성산쪽에서 건너는 다리가 조금 위험했는데 배가 고프다는 생각때문에 그냥 내달려서 겨우 시드 게스트하우스를 찾았습니다.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하면 일단 안심 ~

     

     

     

    규모는 꽤 컸지만 무난한 시설의 이곳...

     

    6인실이었는데 저 혼자밖에 없나봅니다.

    만세 ~~ !!

     

    제가 좀 늦게 도착했더니 같이 저녁을 먹을 게스트하우스 분들이 아무도 안계셨네요. 배고픈데... ㅠ

     

    이곳 사장님께서는 저녁에 성산일출봉을 다녀 올 것을 추천하십니다. 그 입구까지 차로 데려다줄테니 가보라며...

     

     

     

    원래 새벽에 일출 보러 갈 일정이었는데 그래 한번 가보자 해서 혼자 갔는데,

     

    오, 저녁에 오르는 성산일출봉 대박 !!

     

    여행을 오면 순간순간 다양한 선택을 하게 되는데,

    그냥 저녁 먹고 쉴까 하다가 에이 가보자 해서 큰 마음에 없는 발걸음을 옮겼는데 정말 잘 한 선택이었네요

     

    저녁에 오르는 성산일출봉 정말 좋습니다 ~

     

     

     

    성산일출봉에서 내려다 본 광치기 해변쪽 광경...

    세계 어디에다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풍광이었네요

     

     

     

    저 멀리 오름들과 어우러지는 성산읍의 풍경도 뭐 하나 놓칠 것이 없습니다.

    이래서 제 1경이라고 성산일출봉 주변을 꼽나봅니다.

     

    혼자 보기 아깝네요

    저녁이라 사람들도 거의 없고, 특히 중국 사람들도 없습니다 ^^

     

    중국 암웨이때문에 엄청나게 많은 중국인들이 여길 찾은 상황인데 저녁 시간이라 아주 한가하게 잘 즐겼습니다.

     

    문제는 이제 혼자 해결해야 하는 저녁식사 ㅠㅠ

     

    성산일출봉에서 내려와 계속 걸었는데요, 중간에 파출소가 있어서 들어가 물어봤습니다 -_- 주변에 식당 좀 추천해달라고...

     

    남자가 물어봐서인가요?

    그냥 무뚝뚝하게 이쪽 길에 있는 식당들이 대체적으로 괜찮아요~  그 한마디로 끝.  어디를 가야 하는지 좀 찝어주시지 ㅠㅠ 나쁜 사람

     

     

     

    그냥 그 길로 오다가 해물칼국수 집에서 먹었습니다.

     

    이날 오전에 먹은 해물라면이 워낙 좋아서 그런지 이 참기름 냄새 물씬 나는 해물 칼국수는 그냥 평타 수준...

     

    식당 TV로 보여지는 때늦은 무한도전 가요제 녹화방송을 보며 배를 채웠습니다.

     

    게스트하우스까지 택시타면 3천원이면 된다고 했는데, 늦은 밤이라 그런지 택시도 잘 안보이고... 그냥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시커먼 바다를 곁에 두고 건너는 다리...

    제주도의 어둠은 꽤 무섭습니다. 시커먼 바다에서 금새라도 귀신이 튀어나올 것 같은 분위기...

     

    제주도에서 자전거 투어를 하더라도 야간 라이딩은 하지 말라고 하는게, 제주도 가로등도 거의 없다보니 엄청 어둡습니다.

    위험하죠.

    그러니 야간 라이딩은 정말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저는 스마트폰에 있는 플래시 라이트를 켜놓고 겨우겨우 걸어서 왔네요 ㅎ

     

     

     

    다시 시드 게스트하우스에 도착. 성산일출봉 저녁 등반을 하고 왔더니 그래도 뿌듯하네요

     

    장을 보고 오신 사장님이 뭔가 뚝닥뚝닥 만드시더니,


     

     

    오 !

     

    '하귤'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여름에 나는 좀 큼지막한 귤인데, 이 하귤이 사실 좀 맛이 없어서 전에는 관상용이었다고 해요. 그런데 최근에는 식용으로도 나온다고 해서 한번 먹어봤는데 괜찮은데요 !

     

    귤이나 오렌지 종류 특유의 식감은 그대로이고 좀 쓴 맛인데 (그렇다고 자몽 정도로 쓰지도 않습니다. 자몽도 먹는데 뭘... ㅎ) 후르츠 칵테일의 좀 달달함과 함께 하니 충분히 훌륭한 디저트가 되네요

     

    제주도 하귤 먹는 방법, 요거 괜찮네요


     

     

    그리고 내일 우도를 간다고 하니 우도 가면 땅콩 괜찮다고 한번 먹어보라고 내주십니다

     

    결국 저도 다음날 우도에 가서 땅콩을 세 봉지나 사게 되었다는 ㅎㅎ

    그만큼 우도 땅콩 맛있습니다

     

    내일 새벽 5시 10분에 날씨가 괜찮으면 게스트하우스 사장님과 일출을 보러 가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그 기대를 안고 잠자리에 듭니다.

    제발 내일은 날씨가 좀 좋아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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